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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명 노인의 점심을 차리는 스무 명의 손

오마이뉴스

동네 교회가 여는 경로대학 식당에서 석 달간 공짜 점심을 먹은 한 은퇴자가, 삼킴이 어려운 어르신의 식사를 묵묵히 돕는 자원봉사자들을 지켜보며 더불어 사는 세상의 의미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동네 교회가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에서 일하는 글쓴이는 석 달 전부터 교회의 배려로 매주 한 번씩 경로대학 '경로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어요. 봄가을마다 열리는 경로대학은 수업을 마친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는데, 학생들과 비슷한 연배여서 얻은 행운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등록 학생이 아니어서 함께 식사하는 일이 어색했지만, 따뜻한 밥에 깔끔한 반찬, 매주 메뉴가 바뀌는 구수한 국물을 맛보고는 노인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죠. 이백 명 가까운 학생들의 식사를 위해 교회는 주일보다 더 바쁘게 돌아간다고 해요.

이 모든 식사를 책임지는 건 스무 명 남짓한 자원봉사자입니다. 식재료를 구해 밥을 짓고 배식과 설거지까지 손발을 맞추는데, 지난주 종강일에는 한 봉사자가 삼킴이 어려운 어르신 곁에 앉아 밥과 찬을 직접 떠먹여 주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 모습에 매주 공짜 점심을 먹던 자신이 문득 부끄러워졌다고 합니다.

봄학기가 끝나며 경로식당도 잠시 문을 닫았지만, 9월 가을학기가 열리면 이번엔 배식을 거들어볼 생각이랍니다. 웃음을 잃지 않고 곁을 지키는 이들 곁에서, 더불어 사는 세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배웠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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