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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길고양이 살리려 적금까지 깬 보호자, 여덟 식구가 됐습니다

한국일보

동네를 돌보던 길고양이가 알고 보니 새끼 일곱을 품고 있었습니다. 응급 수혈과 인공포육을 거치며 병원비만 오백만 원 넘게 들었지만, 보호자는 고양이 세 마리였던 집을 여덟 마리 대가족으로 늘렸습니다.

경북의 한 소도시에서 하우스메이트와 함께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우던 보호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가족의 가장이 되었습니다. 다섯 달 가까이 밥을 챙겨주던 동네 고양이 금동이가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져 병원에 데려갔더니, 뱃속에 새끼 일곱 마리를 품고 있었던 거예요.

금동이는 구조 당시 이미 호흡기 질환과 빈혈을 앓고 있었습니다. 예정일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 제왕절개까지 고려하던 끝에 병원에 입원했고, 출산 과정에서는 응급 수혈까지 받아야 했죠. 일곱 마리 중 한 마리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났고 두 마리는 병원 식구들에게 입양됐지만, 남은 네 마리는 보호자의 집으로 왔습니다.

어미가 젖을 물릴 수 없는 상태라 보호자는 얼떨결에 인공포육 집사가 됐습니다. 두 시간마다 알람을 맞춰 분유를 먹이고 배변을 돕는 생활이 이어졌고, 새끼들은 저혈당과 탈수로 여러 차례 입원하기도 했어요. 24시간 병원이 없는 지역이라 새벽에 택시를 타고 한 시간 반을 달려 응급 진료를 받으러 간 적도 있답니다.

병원비만 오백만 원을 훌쩍 넘어 결국 적금을 깨야 했지만, 보호자는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병원 직원들도 사정을 알고 진료비를 배려해 주었고, 무엇보다 네 마리 모두 건강하게 자라 지금은 무릎 위에서 골골송을 불러줄 만큼 튼튼해졌거든요. 사람 수명이 80~90년이라면 그중 1년쯤은 새끼들을 위해 쓸 수 있지 않겠냐는 게 보호자의 생각이었고, 그렇게 고양이 세 마리였던 집은 여덟 식구의 보금자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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